10년의 외지 생활을 거쳐 강서구 공항동으로 왔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방화동은 이미 집값이 너무 많이 올라서 갈 수가 없었다. (여러분이 다시서점에서 책을 구입하시면 제가… ) 강서구 서쪽으로 다시 이사를 오면서 지역에 관한 분석을 시작했다. (MBTI : INTJ) 서울시와 강서구청의 도시개발계획을 확인하였고 부동산 카페와 유튜버의 사견도 모두 확인했다. 누군가는 강서구가 마지막 기회의 땅이라고 말하고, 누군가는 공항 때문에 여전히 어렵거나 시간이 오래 걸릴 거라고 말했다. 선택은 결국 개인의 몫이다.

대선 기간에 이야기가 나왔던 김포공항 이전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말이 많았지만 김포공항을 중심으로 인천 계양, 부천 대장, 김포 고촌, 강서구의 개화동과 방화동, 공항동은 김포공항이 이전을 하던 하지 않던 개발의 윤곽이 어느 정도 잡혀있었다. 3기 신도기 중 두 곳이 김포공항 옆에 자리잡은 것이다. 그리고 3차 도시재생뉴딜사업의 예산 절반이 김포공항 도시재생혁신지구 사업에 투입 예정. 서울 서남권의 새로운 지역거점 조성을 위해 2027년까지 총 2조 9640억 원이 투입된다.

김포공항 주변에는 도시철도·간선급행버스(S-BRT), 도심항공교통(UAM) 이착륙장 등이 연계된 미래형 교통 허브시설이 조성되고, 항공 관련 업무·교육시설, 모빌리티 혁신산업 시설·지역 SOC시설 등도 들어설 예정이다. 국토부는 약 4조원의 경제적 파급효과 및 약 2만 9000명 규모의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서울시는 아직 고도완화 개정안이 발효될 2024년이 되지 않았지만 고도 제한 완화를 고려하여 도시계획을 세웠다.

마곡지구 마지막 공공분양이 예정되었던 10-2블록 내 군부대 시설 부지에서는 오염토가 발견됐다. 정화작업까지는 2년이 소요될 예정이다. 바로 인접한 공항동 군부대 이전부지(5만641㎡)는 토지매입비와 보상비가 과다하게 책정되어 사업주체를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2003년 지정된 방화뉴타운은 사업이 지체되어왔지만 최근 2, 3, 5, 6구역이 진행 중이다. 방화동 모아타운, 송정역 지역주택조합, 공항시장 정비사업 등으로 동네가 들썩인다.

그래서 강서구에 집을 사라고? 선택은 개인의 몫이다. 하지만 10년 후의 강서구는 또 다른 모습일 것이다. 모습이 변하기 전 강서구의 여러 모습을 담아두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개발 계획과 개개인의 욕망이 꿈틀대는 가운데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하는 사람도 있다. 언젠가 이 모습을 궁금해할 어느 누군가에게 남겨주고 싶은 일기 같은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선택이 기회가 되기보다는 내일을 향한 한 걸음이었으면 좋겠다. 묵묵히 쌓아 올린 걸음이 어딘가로 나를 데려다 주지 않을까.

걸음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강서구는 타 지역에 비해 산지가 많지 않아 걷기 좋다. 버스, 지하철을 비롯해 공항도 있어서 교통도 편리하다. 교통이 편하기 때문에 타 지역으로 이동하기도 수월하다. 서울 중심가에 비해 공기도 맑고, 강서한강공원에는 자연 발생된 모래톱이, 최근 조성되어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머무는 서울식물원이, 스페이스K서울 미술관과 곧 개관을 앞둔 LG아트센터까지. 가족이 되어줄 수는 없지만 밤이면 함께 산책하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동네 친구는 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그저 친구들이 강서구로 이사를 왔으면 좋겠다.

* 하지만 이사를 하던 가게를 옮기건 부동산은 잘 알아보고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 공항동 T부동산을 통해 거래한 집과 매장 모두 물이 새지만 누구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 T부동산 사장님이 어른으로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길 바란다.

김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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