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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쉽게 지나치는 사회의 이면이 존재한다. 그 이면에 개개인의 삶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잊고 또 잊는다. 세월호, 용산 참사…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트라우마로 남은 사건들. 어떤 노래는 그렇게 잊히는 사건을 다시 끄집어낸다. 적어도 내게는 래퍼 아날로그소년의 음악이 그렇다.

아날로그소년을 알게 된 이후로 종종 그의 앨범 소개 글을 써왔다. 앨범 발매 전마다 가볍지 않은 이야기를 랩으로 풀어낸 그를 볼 때 마다 광화문 광장에서 만났던 그를 떠올렸다. 많은 사람이 사진만찍고 돌아가는 중에도 “나는 집이 가깝잖아.”라며 웃던 그가 늦은 밤까지 그 자리를 지켰던 건 왜일까.

사회 문제를 음악으로 풀어낸 그의 가사는 한 편의 시이기도 했고 르포르타주이기도 했다. 슬며시 정태춘 선생의 모습이 보이기도 했고, ‘전화카드 한 장’ 같은 서정적인 민중가요가 떠오르기도 했다. 순전히 내 기분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의 가사를 곱씹다 보면 고민의 흔적이 보인다. ‘우리’에 관한 고민이.

언젠가 아날로그소년에게 함께 책을 만들어보자는 제안을 했다. 가사를 쓰며 고민했던 이야기가 담긴, 가사가 함께 담겨 곱씹을 수 있는 책을. ‘어느새 힙합은 안 멋져’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쓰이는 요즘 그들이 말하는 힙합은 안 멋질 수 있어도 ‘래퍼 아날로그소년’은, 인간 ‘이병훈’은 멋지다고 말해주고 싶다.

아날로그소년의 첫 에세이북 [대행진]이 출판되었다. 이사각의 디자인을 통해, 다시서점의 기획을 통해. 다시서점이 선보이는 이 [Booklet] 시리즈는 뮤지션의 가사와 가사에 얽힌 이야기로 뮤지션의 음악과 음악 세계를 다시 선보이려 한다. 한 권의 책을 읽는 다는 건 책에 담긴 하나의 세계를 마주하는 일이다.

읽자.
당신이 잊고 있던 우리의 세계를.

다시서점 운영자
김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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